계급.인종.젠더를 관통하는 증오

<계급.인종.젠더를 관통하는 증오>
 
 '거짓된 진실' 출간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 미국의 급진 좌파지식인이자 아나키스트인 데릭 젠슨(48)은 세상 모든 문제들의 배후에 '생산'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생산은 그의 해석대로라면 불교의 '아귀' 개념과 같다. 숙주를 죽일 때까지 계속 증식하는 암세포처럼 생산은 수많은 생명을 살상하면서 성장해나간다.

 

 생산성이 향상될수록 추상성이 커지면서 개인들간 유대의 끈이 사라지고 정신이상자들이 저지를 수 있는 끔찍한 범죄도 아무렇지않게 일어날 수 있다.

 

 그가 2004년에 펴낸 책 '거짓된 진실'(아고라 펴냄)은 생산이라는 아귀가 생산해낸 세상 곳곳의 잔학행위들을 고찰하면서 이들을 한줄로 꿰는 뿌리를 '증오'라고 설명한다.

 

 KKK, 흑인 린치, 고문, 강간, 포르노 사이트, 아동학대, 노예화, 생태파괴, 홀로코스트 등 세상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아우르는 '증오'의 여러 얼굴들이 책장마다 생생하게 펼쳐진다.

 

 예를 들어보자. 제3세계에서 아동학대와 아동매춘이 성행하고, 미국에서도 학대를 당하는 아이들이 매년 수십만명에 달하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외치는 것은 위선이다.

 

 "어린이가 매춘부로서 노예화하는 경제적 조건을 만드는 경제적 살해는 증오범죄로 여겨지지 않는다. 이 증오는 하도 오래돼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됐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솔직한 자기 고백을 통해 글에 설득력을 입히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사회적 차원의 증오를 강에 비유해보자. 나도 똑같은 강물 속에 있다. 나도 인정한다. 내가 인종을 차별한다는 것을…그리고 나는 여성 혐오가 있다. 그것도 인정한다. 나는 요리를 못하고 집안 청소는 더 못하는데, 그것은 그런 일들이 여자 일이라는 인식을 내가 내면화했기 때문일 것이다…그리고 당연히 나는 생명보다 돈을 더 중히 여긴다"

그는 인종차별과 강간의 대상이 아닌 "백인이어서 다행이고 남자로 태어난 것도 다행스럽다"고도 말한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최대 산물인 기업은 증오집단과는 사촌간이다. 세상사람들의 주체성을 빼앗고, 모든 사람과 모든 것을 사물로, 객체로 바꾼다. 기업은 폐허를 만드는 자들이다.

 

 "기업은 오로지 부를 축적하기 위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기업은 불만족을 제도화하는 것이 된다. 불교의 '아귀' 개념의 경제적 구현이라 할 수 있다. 아귀는 지상을 떠도는 귀신인데 끊임없이 먹지만 결코 만족하지 못한다"

그러니 어떻게 하란 말인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할까.

 

 저자는 "문제는, 구체보다 추상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생명보다 생산을 높이 평가하는 것, 인간이든 강이든 북극곰이든 생명체보다 경제제도를 더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한다. 문화적ㆍ개인적 역사를 전부 갖춘, 욕구와 희망과 두려움을 가진 이 흑인남자, 이 중국인 여자, 이 아일랜드 남자로 보는 대신 검둥이나 중국 놈이나 아일랜드 놈은 어떠하다고 보는 선입견이 문제라는 것이다.

 

 저자는 "구체로 돌아갈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 현 체제의 비인간성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리고 그에 대해 말하라고 권한다. 그리고 우리의 비인도적인 제도를 철폐하자고 제안한다.

 

 원제 The Culture of Make Believe. 이현정 옮김. 536쪽. 1만9천원.


chaehee@yna.co.kr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2008-01-28 16:56 송고]
 

 

by 아고라 | 2008/01/30 09:59 | 서평 | 트랙백

거짓된 진실


거짓된 진실

계급·인종·젠더를 관통하는 증오의 문화

 

・원   제 : The Culture of Make Believe

・지은이 : 데릭 젠슨(Derrick Jensen)

・옮긴이 : 이현정

・분   류 : 사회/인문

・규   격 : 신국판(152*225) 무선철

・면   수 : 536쪽

・가   격 : 19,000

ISBN    : 978-89-92055-15-4  03300 

・출간일 : 20082 1

 

닫힌 세상의 열린 사상

눈을 뜨라, 이 끔찍한 세상을 보라! 
 

내용 소개


주목받는 신예 좌파 사상가의 대표작!

『거짓된 진실』은 사회 곳곳에 숨겨져 있는 증오와 위선적인 문화에 대해 깊고 진지하게 고찰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 데릭 젠슨은 노암 촘스키, 반다나 시바, 아룬다티 로이, 하워드 진과 함께 가장 급진적인 사회 변혁 운동가로 주목받고 있으며, 당대의 가장 탁월한 아나키스트 사상가 중 한 명이기도 하다. 현재 여러 대학과 교도소 등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는 그는 현대 사회와 그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책을 여러 권 썼다. 이 책『거짓된 진실』은『말보다 오래된 언어(A Language Older than Words)』와 더불어 데릭 젠슨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저서이며, 조지 루카스 도서상 최종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총 2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증오집단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하여 폭넓은 시야와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산업 사회 전체에 만연한 잔학 행위들의 뿌리를 추적하고 있다. 소수자 린치, 고문, 강간, 포르노 사이트, 아동학대, 노예화, 대상화, 계급착취, 생태파괴, 홀로코스트 등 현대 사회의 모든 문제를 아우르고 있는 이 책은 탄력 있고 참신한 구성과 호소력 넘치는 문체로 씌어졌다.


이유 없이 죽어간 사람들

“에드워드 앤토니 앤더슨, 1996115일, 바닥에 엎드린 채 수갑을 찬 상태에서 총에 맞다. 프랭키 아르주에가, 15세, 1996112일, 머리 뒤쪽에 총을 맞다. 그 다음 날인 어머니날, 그의 가족은 알 수 없는 사람에게서 비아냥거리는 전화를 받았다. 회신 다이얼을 누르니 경찰이 나왔다. 앤토니 바에즈, 19941222일, 뉴욕 시 길거리에서 축구를 했다는 이유로 질식사당하다. 르니 캠포스, 수감 중이던 그가 자기 목에 티셔츠를 절반 이상 쑤셔넣어서 자살했다고 경찰은 발표했다. 폐에 이르는 기관의 4분의 3까지 티셔츠가 쑤셔넣어져 있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경찰의 지시를 순순히 따랐다는 점, 그리고 흑인이었다는 점이다. 책에 등장하는 많은 죽음들은 모두 이처럼 ‘묻지 마’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다양하고 끔찍한 사례들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은 바로 우리 사회가 타자를 이해하는 보편적인 방식이다. 너무 오래되어 ‘증오’라고 인식되지도 않는 수많은 증오들 앞에서 데릭 젠슨은 고백한다. ‘내가 백인으로 태어난 것이 다행이다.’ ‘내가 남자로 태어난 것이 참 다행스럽다.’ 유대인들이 민족 외에 다른 이유 없이 학살당했듯이, 많은 여자들은 ‘여자라는 이유’로 강간의 대상이 된다. 제3세계 아동 매춘은 세계의 거시 경제정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미국 땅 어디에도 인디언의 피가 스며 있지 않은 곳이 없다. 1페니짜리 수분 보충제가 없어서 죽은 50만 명의 이라크 어린이들, ‘게으르다’는 이유로 땅을 빼앗기고 노예가 된 아프리카 원주민들, 휴지처럼 쓰고 버려진 수백만 중국 이민자들, 전쟁에 반대하다 맞아죽은 시민들……. 이유는커녕 이름도 없이 죽어간 이 수많은 목숨들 앞에서 데릭 젠슨은 눈물을 펜 삼아 글을 써야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많은 살인들을 저지른 이들은 누구일까? “피가 흘러내리는 심술궂은 입에 뼛조각과 살덩어리를 물고 있는 미치광이들”일까? 데릭 젠슨의 말에 따르자면, 그들은 “우리 자신의 마음과 훨씬 더 가까운 무엇이었고 그것은 현재에도 마찬가지다.”



나와 세상의 관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책

데릭 젠슨은 그 모든 문제들의 배후에 생산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생산성이 향상될수록 추상성 또한 커지면서 개인들간의 유대의 끈이 사라진다는 점을 지적한다. 우리는 모두 거대한 경제 체제의 한부분에 편입되어 살아가고 있고, 우리가 누리는 행복과 기쁨, 슬픔과 절망 대부분은 그 작은 부분에만 속하는데, 그 너머의 것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볼 수는 없다. 만약 그런 것들이 보인다면 내가 잘못되거나 이상해진 것이다. 하루에도 수없이 보도되는 범죄들은 모두 정신 나간 사람들이나 저지르는 짓이다. 세상은 점점 발전하고 있고, 우리는 점점 더 나은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뭔가 석연치는 않지만, 하여간 그럴 것이다. 이런 식으로 심리적 거리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살인도 용이해진다고 그는 말한다. 홀로코스트를 저지른 기술자는 스스로를 어떻게 정당화하든 코앞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보아야만 했다. 인디언들의 머리 가죽을 벗겨내던 정복자들은 숨넘어가는 소리와 식어가는 체온을 직접 느껴야만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단추 하나만 누르면 수많은 생명을 살상할 수 있다. 혹은 거시 경제 정책 하나로도 충분하다.

데릭 젠슨은 생산을 불교의 ‘아귀 개념’이 현실에서 구현된 것으로 본다. 먹을수록 채워지지 않는, 영원히 만족할 수 없기에 스스로가 소멸할 때까지 멈출 수 없는 허깨비라는 것이다. 실제로 돈은 만져지지 않는다. 우리가 만지는 것은 종이이지 돈이 아니다. 돈은 숫자다. 그렇기에 내가 얼마나 배불리 먹었는지를 느낄 수가 없다. 그 끝이 정해질 수 없는 숫자이기에 채우고 또 채워도 만족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숫자에 비례하여 실제로 불어나는 것도 있다. 그것은 인간적인 소외감과 소통 부재, 매년 수십만 명의 아이들을 죽이는 기아, 값이 너무 싸서 쓰고 버려도 되는 노예들, 그리고 천문학적인 수치로 높아져가는 생태 파괴에 대한 빚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가 문제인 것일까. 데릭 젠슨은 그렇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그는 문명의 시작과 함께 탄생한 노예제를 그 근거로 든다. 고대 문화의 꽃, 헬레니즘은 노예제를 통해서만 가능했고 노예제가 없었다면 그리스 국가도, 그리스 예술과 과학도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나아가서 유럽 국가도 없었을 것이고, 문명이 주는 고상함과 안락함도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타인에 대한 착취, 자연에 대한 착취야말로 문명의 기본 조건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문명을 제거하라

데릭 젠슨이 제시하는 해법은 ‘구체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그것은 문명의 제거를 뜻한다. “이 특정한 나무, 이 구체적인 사람, 잠자리 날개에서 반짝이는 이 특정한 햇빛을 사랑하기 위해서, 우리 주변 사람들 하나하나를 주체로 인식하기 위해서, 손가락이 있고 살이 있고 뼈가 있는 인간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문명의 파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명을 와해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는 “수없이 많은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어떤 방법이든 “그것은 ‘구체적’인 것이 될 것”이다. 추상적인 증오를 추상적인 사랑으로 대체하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다. 누군가를 미워해도 된다. 그 사람을 온전히 살아있는 존재로 인식하는 한에서만. 그러기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 보려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데릭 젠슨은 말한다.

필연적으로 증오를 양산해내는 우리 문화의 끔찍한 조건들을 되짚어보고 진정한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이 책은, ‘살 만한 삶’을 꿈꾸는 독자들에게 뼈저린 절망에 이어 단단하고 순수한 희망을 안겨줄 것이다.


■ 저·역자 소개


지은이데릭 젠슨(Derrick Jensen)

1960년 미국에서 태어난 데릭 젠슨은 노암 촘스키, 반다나 시바, 아룬다티 로이, 하워드 진과 함께 가장 진보적인 사회 변혁 운동가 중 한 명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작가, 철학자, 글쓰기 선생이자 농부이며 벌치기다. 또한 아나키스트이자 환경운동가이다. 대학 때 높이뛰기 선수였고, 졸업 후에는 높이뛰기 코치로 일하기도 했다. 대학원에서 글쓰기를 공부한 후에는 여러 대학과 교도소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책읽기 모임과 토론 모임을 이끌고 있다. 현재 북부 캘리포니아에 살면서 숲과 하천의 서식지를 복원하고 보호하기 위하여 애쓰는 한편, ≪뉴욕 타임스≫ 등 여러 매체에 글을 쓰고 강연을 함으로써 문명 세계의 모순을 폭로하고 그 대안을 찾고 있다. 

그는 현대 사회와 그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책을 여러 권 썼다. 국내에 출간된 책으로는『네 멋대로 써라(Walking on Water)』『웰컴 투 머신(Welcome to the Machine)』『약탈자들(Strangely Like War)』이 있으며, 그 외의 저서로는『말보다 오래된 언어(A Language Older than Words)』『땅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Listening to the Land)』『철도와 벌목(Railroad and Clearcuts)』『엔드게임(Endgame)』등이 있다.


옮긴이이현정

서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여성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강원도 산골에서 농사짓는 시늉을 하며 책을 번역하는 일을 한다. 지은 책으로 소녀들을 위한 책 『초경 파티』가 있고, 옮긴 책으로『이갈리아의 딸들』『섹스의 역사』『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일상의 반란』『남자가 월경을 한다면』『군사주의에 갇힌 근대』『소녀 멘토링 가이드』『노란 샌들 한 짝』 등이 있다.


■ 목차


서문


드러내기 

유용성 

비가시성 

경멸

땅 되돌려주기

보기 시작하기

있는 그대로 보기

어둠의 저편

범죄자들

권력의 대가

동화

생산

허위 계약

거리

기업, 경찰, 그리고 아귀들

전쟁

저항

개척지 넓히기

철창 닫기

홀로코스트

집으로 


감사의 말

옮기고 나서


■ 서문 중에서


이 책은 하나의 무기다. 잔학 행위에 반대하고자 하는 사람들 모두의 손에 쥐어진 총이고, 그 총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려주는 매뉴얼이다. 이 책은 우리의 인식을 묶어두고 지금 같은 세상에 우리를 묶어두는 밧줄을 자르는 칼이다.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성냥이다.


■ 옮긴이 후기 중에서


“그렇게 자연과 교감하면서도 슬픔에 압도당하지(overwhelmed)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이때 나는 직업병이 도져서 ‘overwhelmed’를 한국어의 어떤 단어로 옮기는 게 좋을까 고민하느라고 시간에 쫓겨 서둘러 답변하는 지율스님의 이야기를 놓쳐버렸다. 두고두고 그것이 궁금하고 아쉬웠는데 이 책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그건 직접 찾아보시라. 나도 시간에 쫓겨 서둘러 글을 마무리해야 하므로).

있는 그대로 보려고 할 때에는 당장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이 생긴다. 이 체제의 질서에서 벗어나면 굶어죽을 것 같고, 마법에 취하지 않고 사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저자가 상상한 함(Ham)처럼 몇날 며칠을 흑흑 울게 될지도 모르지만 죽지는 않는다. 죽지 않을 뿐 아니라 생생한 진짜 행복을 누릴 줄 알게 된다.


■ 추천의 말


데릭 젠슨은 충격적이지만 우아한 글로 우리를 일깨워준다. 그의 글을 읽으면 망연자실해질지도 모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거짓된 진실』은 걸작이다. 이 책은 진정한 세계 속에 머물고 있다는 흥분으로 우리를 감동시키며, 우리가 더욱더 진정한 자아와 만날 수 있게 돕는다. 데릭 젠슨은 독자의 마음을 부수고 고치는 공공적 지식인이다.

프랜시스 무어 라페, 『작은 행성을 위한 다이어트』의 저자

하나로 조직된 그림이 아니라, 끔찍한 단상들의 놀라운 모음집이다. 데릭 젠슨의 해법은 단순한 삶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그것은 분명 ‘문명의 종결’일 것이다. 감동적인 책이다.

《라이브러리 저널》


데릭 젠슨은 역사, 철학, 환경주의, 경제, 문학, 심리학을 한데 엮어 우리가 귀 기울여 듣지 않을 수 없는 강력한 주장들을 이끌어낸다. 이를테면 허버트 마르쿠제의 『에로스와 문명』같은 중요한 책들이 전통적으로 그래왔던 것처럼.

                          ㅡ《퍼블리셔스 위클리》


이 책은 나의 인생관 전체를 바꾸어놓았다. 성경보다 중요한 책이다. 나는 정말이지 이 책을 읽고 받은 충격을 묘사할 수가 없다.                             

ㅡ 아마존 독자서평 중에서


■ 본문 중에서


그런데 신문 발행인에 불과했던 율리우스 슈트라이허도 유죄 판결을 받고 교수형에 처해졌다. 검사 중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피고인은 반유대인 범죄의 물리적인 범행에 직접 관여한 정도는 비교적 낮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바로 그 이유에서 피고는 직접적인 범죄보다 더 큰 죄를 지은 것이다. 이 세상의 그 어떤 정부도 그들의 정책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없다면 대량 학살 정책을 시작하고 실행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을 교육하고 살인자들을 만들어내고 증오를 가르치고 증오를 주입하는 것 …… 그것이 슈트라이허의 일이었다. …… 일찍이 그는 박해를 주장했다. 그리고 박해가 벌어지자 그는 몰살과 절멸을 이야기했다. …… 이런 범죄들은 피고나 그 비슷한 사람들이 없었다면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 그가 없었다면, 헤르만 괴링, 칼텐브룬너, 히틀러 같은 자들의 명령을 따를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ㅡ「드러내기」중에서, 16~17


이번에도 성별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나는 한 가지 더 물었다. 그럼 강간의 정의는?

“여성의 의지에 반하여 그 여성의 성기에 삽입하는 행위입니다.”

“그 정의에 피해자 남성은 포함되지 않는군요.” 내가 말했다.

“그것 참 흥미롭죠?”

“아, 그러니까 이런 얘기군요. 어떤 여성 또는 어떤 사람의 시민권은 원치 않는 성적 접촉을 하지 않을 자유를 포함하지 않는군요.”

“성별은 법에서 증오범죄로부터의 보호범주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요.”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성별이 보호계층 범주라고 가정하면, 강간이 증오범죄에 포함될까요?” 내가 물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그 동기가 명백하게 다릅니다. 강간은 증오범죄가 아니에요.”

ㅡ「드러내기」중에서, 21~22


그러므로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겠다. 이 숫자들ㅡ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 숫자들 뒤에 있는 현실ㅡ은 우리가 아이들을 증오한다는 것을 함축하는가? 그 질문을 이렇게 살짝 바꾸어보면 아마 그 답이 분명해질 것이다. ‘우리는 어린이들을 소중히 여기는가?’

그 대답은 물론 ‘그렇다’다. 여섯 살짜리 어린이와 한 번 할 때마다 1~2달러를 내니까. 우리가 필리핀에 있는 게 아니라면 그 경우에 6달러가 들겠다.

그러니 이 질문을 다르게도 던져보자. 미국 노예제는 아프리카인들에 대한 증오에 기초하고 있었는가, 아니면 경제적인 것에 기초하고 있었는가? 증오라는 말이 적당한 말이기는 한가?

by 아고라 | 2008/01/28 18:05 | 아고라 책 | 트랙백

기대되는 책 '거짓된 진실'

'거짓된 진실'이라는 제목이 정해지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원제 'The Culture of Make Believe'의 미묘한 어감을 한국어로 살리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눈 먼 사람들의 제국'은 비판 지점이 '사람' 쪽에 치우치는 관계로, '믿게 만드는 문화'는 그 모호성과 비탄력성에 의해 최종 심사에서 밀렸다. 그 외에도 수많은 안들이 있었지만, 계급, 인종, 젠더, 착취, 학살, 강간, 생태 파괴 등 증오가 걸쳐 있는 문화의 광대한 영역을 아우르는 책 제목에 어울리는 안들은 아니었다.

대표님 지적대로, 책의 제목을 정하는 데에는 시적 상상력보다 소설적 상상력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아니, 완전무결하다면 그 어느 방향이든 상관없지만, 접근 방식의 용이성을 따지자면 그런 것 같다.

이 책은 느낌이 선하다. 악한 내용들을 다룬 책인데도 그 아픔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저자의 진실성, 깊이, 재치에 매료된다. 저자 데릭 젠슨은 백인이다. 책이 씌어진 방식 역시 참신하지만 전형적이다. 그러나 얄밉거나 거만해 보이지는 않는다.

위 그림은 장 머리 그림 중 하나, 저자가 직접 그렸다.

by 아고라 | 2008/01/03 16:04 | 트랙백

I,M,Beowulf. <판타스틱> 잡지 이벤트!


※예스24, 알라딘, 인터넷 교보에서 진행되는 이벤트입니다.

by 아고라 | 2007/11/23 17:40 | 이벤트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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